안녕하세요. 윰리입니다. 지난 주말에는 집에 있기 너무 답답해서 문경새재에 다녀왔어요. 지난 봄에도 다녀온 곳이었는데 산길이지만 산책하는 것처럼 걸을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길이 넓고 잘 닦여있는데다가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한적하게 다닐 수 있었어요.

 

 문경새재에 도착할 때쯤에 비가 내려서 다시 돌아가야하나 했는데 지나가는 비였는지 곧 그쳤어요. 덕분에 오후지만 많이 덥지 않았습니다. 

 

 위 사진의 박물관 건너편에는 전동차 매표소가 있습니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까지 전동차를 타고 갈 수 있어서 탔어요. 1관문을 지나는 길은 그늘이 별로 없었던 기억이 났거든요.

 

 세트장까지 걸어가면 15분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 꽤 긴 거리입니다. 1인당 1,000원이면 탈만하죠. 

 

 문경새재는 산이 참 멋지더라구요. 산을 배경으로 제 1관문이 보입니다. 문경새재는 영남에서 한양을 잇는 고갯길 중 가장 높은 고개라고 합니다. 한양에 가는 다른 산길도 있지만 선비들은 과거보러 갈 때 굳이 가장 높고 험한 문경새재로 다녔다고 합니다. "문경"이 "좋은 소식을 듣다"라는 뜻이 있어서 수험생 입장에서는 꼭 선택해야 할 길처럼 느껴졌을 거라는 설이 있더라구요. 

 

 전동차를 타고 바라보는 풍경이 참 멋집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서 기분도 좋아요. 

 

 오픈세트장에 도착해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세트장은 이미 다녀와봤기 때문에 들르지 않았어요. 

 

 물길을 따라 걸으며 본격적인 산책을 시작합니다. 

 

 1관문과 2관문 사이의 길은 계곡물길을 따라서 나있어요. 수심이 꽤 깊어보이는데 정말 시원하고 깨끗해보입니다. 

 

 계곡 반대편에는 도랑이 흐르는데 도랑물도 엄청 깨끗해요. 그래서인지 발을 담그고 앉아계시는 분들도 있어요. 중간중간 이렇게 작은 연못도 있습니다. 

 

 연못에는 작은 버들치들이 잔뜩 모여 살고 있어요. 

 

 걷다보니 교귀정에서 도자기 접시에 그림을 그리는 행사를 하고 있다는 안내가 있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6시에 20회 한정 진행이네요. 올해 6월부터 11월까지 한다고 합니다. 이미 오후 3시가 다 되었기 때문에 참여할 수 있을지 두근거리기 시작했어요. 

 

 조령원터를 지납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출장하는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는 시설이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높은 돌담을 쌓아놨다니 역시 산 속은 맹수가 가득하고 무서운 곳이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교귀정이 보입니다. 사진 뒷편의 암벽에 비문같은게 써있어요. 암벽에 글을 새겨놓은 사람이 꽤 많았던 것 같은데 '누구 무슨 벼슬 급제'이런 내용도 있어서 한참 웃었습니다. 

 

 이제 교귀정으로 올라가봅니다. 

 

 운이 좋았는지 손님이 별로 없어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비까지 와서 더 사람이 없었다고 해요. 원래 한 팀 당 1개의 도자기를 주시는데 여유가 있어서 1인 1도자기를 받았습니다. 무형문화재청에서 진행하는 행사이고 비용은 따로 받지 않습니다. 대신 도자기를 구워서 집으로 보내주시는데에 드는 택배비는 착불이에요. 

 

 먼저 선생님께 청화백자의 역사와 굽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어요. 그냥 도자기 접시가 아니었던 것이죠. 청화백자를 굽는 방식으로 접시를 만들 수 있는 기회입니다. 초벌로 구워진 접시와 연필, 붓, 안료를 주십니다.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후에 붓으로 안료를 발라서 그리면 돼요. 1500℃ 가마에서 다시 한 번 구워내기 때문에 탄소인 연필 밑그림은 날아가고 없어진대요. 

 

 요즘 능소화가 여기저기서 보이길래 그려봤습니다. 안료의 농도로 농담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하셨는데 감이 잘 안옵니다. 단색이라서 표현이 쉽지 않더라구요. 구워졌을 때 어떨지 궁금해서 집에 보내주실 날만 기다리고 있어요.

 

 교귀정을 지나서 걷다보니 길가에 폭포도 있네요. 시원해지는 느낌이죠. 

 

 제 2관문에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어느새 오후 4시를 넘겨서 그만 돌아가기로 합니다. 

 

 같은 길이라도 내려가면서 보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이에요. 

 

 나무가 크다보니 그늘져서 시원합니다. 길도 굉장히 평평하죠? 신발을 벗고 맨발로 걷는 분들이 꽤 많아서 인상적이었어요. 

 

 다시 세트장에 도착해서 전동차를 타고 내려갔습니다. 그래도 좀 지쳤었는지 전동차 타길 정말 잘했다는 말이 계속 나왔어요. 

 

 가을이 되면 다시 한 번 문경새재에 방문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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