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윰리입니다. 가을은 꽃게, 그 중에서도 수꽃게철입니다! 주말에 꽃게를 사려고 일전에 대하를 사왔던 수산시장에 가봤는데, 생각보다 수량도 적고 가격도 썩 저렴하지 않았어요. kg당 2만원이 가장 저렴한 가게더라구요. 아쉽지만 수산시장에서 꽃게 구입은 포기했어요. 


 집에 와서 좀더 알아보니까 코스트코에서도 꽃게를 좋은 가격에 판매한다고 하더라구요. 입고량이 많지 않다고해서 월요일 아침 오픈 시간에 맞춰 코스트코로 갔습니다. 어느새 이렇게 할로윈 장식품들을 판매하고 있네요!

 

 사실 한 눈 팔고 있을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빠르게 수산물 코너 쪽으로 가서 꽃게 박스를 찾아내 카트에 담았어요. 3kg이고 가격은 37,990원으로 엄청 저렴해요! 제가 카트에 담을 때가 10시 7분이었는데 이미 여덟박스 밖에 남아있지 않았어요. 

 

 잠깐 주변을 둘러보고 꽃게가 있던 냉장고 쪽으로 다시 돌아와봤더니, 이미 꽃게는 다 빠졌고 문어가 진열되어 있었어요. 이 때가 오전 10시 15분 입니다. 진짜 순식간에 다 팔리고 없으니까 꽃게 사실 분들은 서두르셔야해요.

※ 2020-09-22 덧) 코스트코 일부 지점에서 확인해보니 물량 수급이 안되어서 더이상 꽃게가 안들어온다고 합니다. 꽃게 구매하시려면 미리 확인해보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꽃게 구입에 성공해서 신나는 마음으로 집에 왔습니다. 막상 꽃게 박스를 보고 있자니 심란해지더라구요. 코스트코 꽃게는 과연 얼마나 싱싱하게 살아있을지, 어떻게 손질을 해야할지 오만 생각을 하며 박스를 개봉했습니다. 

 

 코스트코 꽃게는 톱밥포장되어 있습니다. 꽃게가 톱밥을 모래라고 생각해서 수면 상태가 된다고 하더라구요. 톱밥 위로 한 마리가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죽은 것 같기도 해서 집게로 과감하게 들어 올려보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잠에서 깨어난 꽃게는 잔뜩 주위를 경계하며 저와 눈싸움을 시작했습니다. 건들일 수록 집게를 들어올리는 꽃게의 포즈가 날카로워졌어요. 게다가 약간 시계초침 소리같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더라구요.

 

 용기를 잃은 저는 다시 박스를 덮고, 톱밥이 떨어지지 않게 비닐로 싸서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꽃게 손질 및 꽃게찜 만들기

 어느새 시간은 오후 4시가 되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지원군과 함께 꽃게를 손질하기로 했습니다. 꽃게찜을 해먹을 꽃게 네 마리를 우선 꺼냈어요. 냉장고에 들어간지 5시간이 지났는데 아직 건재합니다. 먼저 수돗물로 톱밥을 씻어냅니다. 낯선 수돗물을 먹으면 꽃게가 기절하지 않을까-하는 헛된 기대를 했지만 여전히 쌩쌩합니다. 

 

 꽃게 입에 칼을 넣고 돌리면 죽는다고 합니다. 죽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집게를 들어올릴 힘을 제법 잃게 되는 것 같습니다. 

 

 솔로 꽃게의 관절 사이사이를 깨끗이 닦아줍니다. 그리고 뒤집어서 배딱지의 삼각형 부분을 열면 한 줄로 길게 똥이 들어있어요. 꾹 눌러서 제거합니다. 

 

 깨끗이 손질한 꽃게를 물이 끓고 있는 찜기에 등딱지가 바닥으로 가도록 집어넣습니다. 

 

 뚜껑을 닫고 15분 동안 끓인 후, 불을 끄고 5분 동안 뜸을 들이면 완성입니다.


활꽃게 냉동 보관 하기

 꽃게를 찌는 동안 나머지 꽃게를 손질해서 냉동하기로 합니다. 보통 활꽃게를 냉동할 때는 세척을 하지 않고 바로 얼린다고해요. 하지만 톱밥이 잔뜩 붙어있기 때문에 물에 한 번 헹궈서 넣으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너무 힘이 좋아서 비닐이나 통에 넣을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예요. 

야생의 꽃게이(가) 나타났다!

 

 빙장포장된 꽃게는 얼음물에 들어가서 기절한 상태라고 하잖아요. 거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얼음물에 담가 활력을 떨어뜨려봤어요. 

 

 입에 칼을 넣었을 때보다 더 움직임이 많이 줄어든 것 같아요. 얼음이 많지 않아서 나중에는 기절이 잘 안시켜졌던게 아쉽네요.

 

 비닐봉투에 4마리씩 나눠서 담고 냉동실에 넣었어요. 꽃게가 날카롭기 때문에 비닐이 쉽게 찢어질 수 있으니까 두툼한 비닐봉투를 사용하거나 두 겹으로 싸서 넣어야합니다. 밀폐용기에 키친타올을 깔고 예쁘게 정리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반쯤 살아있기도 해서 침착한 손질이 안되더라구요.


꽃게찜 

 남은 꽃게를 냉동하느라 뜻하지 않게 꽃게찜의 뜸만 20분 들이게 되었어요. 뒤집으면 내장이 쏟아질까봐 조심스럽게 그릇에 꺼내담았습니다. 

 꽃게 배 아랫쪽을 이렇게 벌리면 게딱지를 분리할 수 있습니다. 역시 내장이 쏟아지지 않게 주의합니다. 

 

 소중한 게딱지. 빨간색 원으로 표시한 부분은 꽃게의 모래주머니입니다. 터지면 쓴맛이 나기 때문에 제거할 수 있으면 좋지만 아니라면 그냥 건들이지 않는게 좋아요. 

 

 이제 본격 꽃게 살을 먹어야하는데 일단 양 옆의 아가미를 뜯어내 제거합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게살! 사실 꽃게 자체가 커다랗지는 않았는데 살이 꽉꽉 들어차있네요. 

 

 큰 덩어리의 살점.

 

 집게발에도 살이 도톰하게 차있어요.

 

 따뜻한 밥 위에 게살을 발라서 올리고,

 

 게딱지의 내장을 탈탈 털어 올려줍니다. 참기름도 살짝 뿌려 비벼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코스트코 꽃게는 박스를 열어 확인해보고 사는게 아니다보니 약간 랜덤이라고도 하죠. 박스에도 암/수, 대/중으로만 기입이 되어 있으니까요. 저는 꽃게가 총 15마리 들어 있었는데 전부 다 수꽃게였어요! 사실 크기 자체는 거의 중간 크기였지만 살이 꽉 차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냉동해둔 꽃게를 다 먹고 나면 또 사오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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