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윰리입니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네요. 9월 23일 이후로 전혀 글을 못 올리고 있었지 뭐예요. 그래도 2021년이 다가기 전에 다시 포스팅을 할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 동안 블로그를 쉬었던 이유는 임신 때문이었습니다. 컨디션이 계속 오락가락해서 평소처럼 요리나 베이킹을 할 수도 없었고 책상 앞에 앉아 포스팅을 할 수도 없었어요. 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아기가 찾아와줘서 정말 기뻤습니다.

 

 마지막 생리일을 기준으로 6주차 쯤 되었을 때를 맞춰서 산부인과를 방문했습니다. 유성언니 여성의원은 출산이 불가능한 작은 병원이었지만 정말 좋았어요. 선생님께서 세세하게 진료를 봐주시는 분이었거든요. 설명도 구체적으로 해주시고 특이사항이 있으면 진료 시간 후에 전화로도 알림을 주시더라구요. 정밀초음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12주차 검진부터는 출산할 병원으로 옮겨야했지만, 나중에 부인과 진료를 받을 일이 생긴다면 유성언니 여성의원으로 갈 것 같아요. 

 

 

 출산 병원을 어디로 정해야할지 정말 고민이 많았어요. 지금은 남편의 직장이 있는 대전에서 살고 있는데 내년에는 또 다른 먼 지역으로 이사를 해야하거든요. 결국은 친정에서 가까운 분당차여성병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출산 후에 부모님들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아무래도 출산 중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종합병원에 있어야 대응이 빠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아쉬운 부분들이 있겠지만 안전하게 출산하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큽니다. 

 

 저는 7주차부터 18주차인 지금까지 계속해서 입덧약을 먹고 있어요. 처음에는 약을 먹어도 헛구역질이 사라지지 않아서 효과가 없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약이 떨어져보니까 정말 죽을 것 같고 잠도 잘 수 없더라구요. 입덧이 엄청 심한 편은 아니라서 하루에 한 알, 안좋을 때는 두 알 먹고 있습니다. 

 

 임신을 하고 나서야 음식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는 것만이 입덧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입덧은 생각보다 다채로운 증상을 수반하더라구요.

 

 1. 음식 맛이 왜곡되서 느껴진다. 

 음식의 냄새도 맛도 전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별로 없었어요. 특히 고기 종류를 못먹겠더라구요. 심지어 면 종류는 쓴 맛이 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새콤한 오렌지 쥬스나 통곡물 과자 정도가 먹을만 했어요.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은 아니었는데 쌀국수도 새콤한 맛이 나서 먹을만 하더라구요. 

 

 2. 음식과 상관없이 헛구역질이 나올 수 있다.

 물론 냉장고를 열거나 음식 냄새를 맡았을 때 헛구역질이 나오긴 하지만 좀더 다양한 상황에서 헛구역질을 할 수 있습니다. 양치질을 하거나, 기침을 하거나, 코를 풀거나, 말을 하다가도 헛구역질이 나왔어요. 목에 자극이 있을 때 헛구역질을 하는 경향을 보였던 것 같네요. 

 

 3. 배가 부를 때도 힘들지만 배가 고플 때는 더 괴롭다.

 배가 고프면 헛구역질이 심연에서부터 올라오는 것 같아요. 속이 뒤집힐 것 같아서 뭐라도 빨리 먹어야합니다. 저는 주로 참깨스틱이나 바나나를 먹었어요.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에 바나나를 하나씩 먹곤 합니다. 자꾸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고 잠도 얕게 들어서 자다가 배고프거든요. 미리 먹는 편이 멘탈 관리에 좋더라구요. 

 

 4. 이유없이 끙끙 앓게 된다.

 그 동안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예요. 임신 초기에는 그냥 가만히 앉아있어도 힘이 들고 어디가 아픈지는 모르겠는데 끙끙 소리를 내며 앓게 되더라구요. 태교를 해야한다 뭘 해야한다 하는데 다 모르겠고 그냥 너무 아프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어요. 살면서 이렇게 무기력한 적이 없었는데 몸이 힘드니까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어요. 

 

 임신 소식을 들은 친구가 ORZO 커피를 보내줘서 잘 마시고 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처럼 물이나 우유에 타서 마실 수 있는데 사실 보리로 만든 커피 대용품이예요. 카페인이 걱정되는 임산부에게 딱 맞는 가짜 커피죠. 아주 연하게 타면 보리차처럼 마실 수도 있다고 합니다. 

 

 우유도 마실 겸 라떼로 자주 마시는데, 뜨거운 물에 타서 아메리카노인 척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아래 사진처럼 크레마같은 거품이 올라오는데 구수한 향이 진하게 나서 진짜 커피같아요. 통곡물 과자를 먹을 때 곁들이면 좋습니다. 

 

 임신 초기에는 정말 힘들었는데 이제 중기에 한참 들어서고 나니 좀 살 것 같네요. 이전처럼 요리를 많이 하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다시 조금씩 포스팅을 해보겠습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