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윰리입니다. 요즘 예술의 전당에서 피카소 탄생 140주년 기념전시를 하고 있는데요. 친구가 초대권을 받았다고 해서 지난 토요일에 같이 다녀왔습니다. 피카소하면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의 대명사로 쓰일 정도로 유명한 작가죠. 하지만 현대미술, 그 중에서도 피카소의 큐비즘은 작품을 딱 봤을 때 어딘지 불편한 감상이 드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전시 장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입니다. 전시 시간은 10:00부터 19:00이예요. 하지만 사람이 정말정말정말 많으니까 9시에는 가서 줄을 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가 토요일 오전 9시 15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매표소 앞의 줄 서는 라인은 사람이 가득차 있었어요. 발권은 9시 40분부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초대권(QR코드)을 제시하고 티켓을 받았습니다. 구매하려면 성인 요금이 20,000원이네요. 매표소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할 수 있는데 그냥 '가이드온' 어플을 다운받아서 결제했어요. 가격은 3,000원으로 동일합니다. 오디오가이드 대여의 경우 한쪽 귀에 꽂는 이어폰을 같이 대여해주는데, 개인 이어폰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티켓 발권 후 매표소 앞의 QR코드를 스캔해서 대기번호를 받습니다. 

 

 우잉에서 카톡으로 대기번호를 보내줍니다. 저는 117번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금방 입장대기줄에 설 수 있었어요. 

 

 대기줄에 서 있다보면 직원분이 돌아다니면서 코로나 QR코드를 찍어갑니다. 대기줄에서 한 10분 정도 서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전시의 메인 작품인 '마리 테레즈의 초상'이 한쪽 벽에 크게 인쇄되어 있습니다. 전시를 보고 나니 이 작품에 대해 굉장히 복잡한 심경이 드네요. 45세의 유부남이었던 피카소는 17살의 마리 테레즈를 6개월 동안 따라다니며 유혹했다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는 마리 테레즈의 싱그럽고 풋풋한 느낌이 잘 나타나있죠. 하지만 피카소가 마리 테레즈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던 시기의 그림에는 그녀의 초라한 모습이 담겨있더라구요. 심지어 아래 그림의 바로 우측에는 생기를 잃고 노인이 되어버린 마리 테레즈의 그림이 걸려있습니다. 마리 테레즈와의 불륜 관계가 10년동안 이어졌다는 점을 미루어보았을 때, 당시 마리 테레즈는 고작 27살에 불과했을 텐데 뻔뻔하기 짝이 없습니다. 

 

 전시 막바지에는 반전 메세지를 담은 피카소 작품 중 하나인 '한국에서의 학살'이 걸려 있습니다. 한국전쟁을 소재로 그린 그림이지만 이번에 처음 한국에 전시된다고 하네요. 특정 사건이나 장소, 인물을 묘사한 그림은 아니며 한 무리의 군인이 무장하지 않은 인물들을 겨누고 있습니다. 다만 가이드 설명을 들어보면 피카소가 공산당에 요란하게 가입한 이후 그린 그림이라고 합니다. 반전이긴 한데 우리 편은 아니었단 얘기겠죠. 그림 속의 군인들이 미군이라는 암시는 없지만, 이 그림 때문에 꽤 오랫동안 미국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림 뿐만 아니라 조각과 판화, 도자기 등 다양한 작품 활동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살아생전에 부를 누렸던 몇 안되는 작가라더니 신나게 다작을 하신 모양이예요. 

 

 아무래도 피카소가 유명한 작가이기 때문에 어린이와 함께 나온 가족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 어린이들에게 보여 줄 만한 전시인지는 의문입니다. 피카소는 공식적으로 11명의 여성과 함께했고 비공식적으로 100명의 정부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작품 설명에 이 여성들에 대한 설명이 도통 빠질 수가 없어서 말이죠.

 

 그리고 전시관 자체도 정말 협소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입장 인원이 생각보다 많아서 작품 감상이 쉽지 않고 동선이 불분명해서 혼란스러웠어요. 

 

 저에게는 썩 만족스러운 전시는 아니라서 후기가 좋지는 않네요!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 정도만 해주세요.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네이버 밴드에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